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부터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생각하다가, 공간·인테리어 디자인이 유독 독학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어려운 분야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정보 찾는 걸 정말 좋아해서 비핸스, 노트폴리오, 인스타그램까지 여기저기 검색해봐도 최신화된 인테리어 포트폴리오 자료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저는 실무자가 아니다 보니 그런 참고 자료가 필요한데, 막상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참고할 만한 내용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직접 한번 해보려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기록을 위한 행동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저는 이런 명분이 없으면 영영 시작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왜 인테리어 포트폴리오는 혼자 독학하기 어려운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자유보다 기준이 좋은 디자인을 만든다
4학년이 되고 휴학을 하고 나서 깨닫게 된 점이 있습니다. 자유롭게 디자인하는 것보다 기준이 있는 편이 더 좋은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구 브랜드의 OJT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나서 알게 된 사실입니다. 그 프로그램에서 주어진 기준은 두 가지였습니다. 가구 공장의 유휴 좌판을 사용해 의자를 디자인할 것, 그리고 철제를 사용해 디자인할 것이었습니다.
컨셉을 잡고 아이디어 스케치를 하는데 이미 좌판이 정해져 있다 보니 정말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다 하고 나서야 이렇게 기준을 두는 것이 좋다고 느꼈습니다.
제약이 오히려 디자인을 끝까지 밀어붙이게 만든다는 걸, 기준이 없던 졸작을 붙잡고 있을 때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졸작을 준비하던 도중 휴학을 했는데, 그 이유가 졸작 주제가 정해지지 않아서였습니다. 가고 싶은 회사를 정하지 못했고 방향도 흐릿하다 보니 무엇 하나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주제를 진행하다가 이상한 것 같으면 바꾸고, 또 바꾸기를 반복하면서, 안 풀리면 쉽게 컨셉을 바꿔버리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학생과 실무자의 가장 큰 차이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그동안 학교 안에서 여러모로 배려받으며 약한 강도로 디자인해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꽤나 어렵고 고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늘 주어진 시간 안에서 결과를 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최대한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기간 안에 해내려면 꾸준히 디벨롭해 나가는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게 실무자와 학생의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간이 무한하지 않다는 점 말입니다.
시공과 비용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
인테리어 특성상 시공에 대한 이해도도 한몫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그래도 나름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구를 직접 만드는 학과였기 때문에 시공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고, 늘 현실성이 있을지 고민하며 비용도 함께 생각하는 편입니다.
직접 만드는 과제를 할 때 제 돈을 써서 작업물을 완성하다 보니,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하려고 디자인을 점점 깎아내리는 과정을 자주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렌더링과 실물은 정말 다르다는 점을 몸소 겪으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그나마 금방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OJT 프로그램에서 철제에 대한 공부도 했기 때문에, 어떤 재료든 자재든 금방 흡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혼자 붙잡고 있는 포트폴리오
결국 자유보다 주어진 제약 안에서 디자인을 해야 더 디테일하고 완성도 높은 결과가 나옵니다. 지금 제 포트폴리오가 끝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학교 다닐 때 했던 과제의 모델링과 렌더링을 디벨롭하는 중인데, 주제와 4개월을 투자한 시간을 버리기 아까워서 붙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상 자유롭게 했던 과제다 보니 교수님도 없이 갈피를 잡기가 너무 힘듭니다. 이 기준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이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나면 어떤 제약을 스스로에게 주며 새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인테리어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시공과 설계의 협업, 그리고 다양한 사람의 의견이 들어가야 하나의 프로젝트가 완성됩니다. 그걸 혼자 붙잡고 있으니 잘 될 리가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이런 고민의 기록들이 쌓여, 제가 원하는 회사에 들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성장형 인간이라 결론이 나는 글이었으면 좋았겠지만, 아직은 여기까지가 제 솔직한 기록입니다. 졸업도 안 한 휴학생의 지금 고민이라, 가볍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FAQ
Q. 왜 인테리어 포트폴리오는 독학이 어렵나요?
인테리어는 시공과 설계의 협업, 여러 사람의 의견이 모여 하나의 프로젝트로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혼자서는 기준을 잡기 어렵고, 참고할 최신 자료도 찾기 쉽지 않습니다.
Q. 자유로운 주제와 제약이 있는 주제, 무엇이 더 좋나요?
개인적으로는 제약이 있는 편이 더 디테일하고 완성도 높은 결과를 만든다고 느꼈습니다. 기준이 없으면 안 풀릴 때마다 컨셉을 쉽게 바꾸게 됩니다.
Q. 학생과 실무자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주어진 시간 안에서 결과를 내야 한다는 점입니다. 시간이 무한하지 않기에 꾸준히 디벨롭하는 정성이 필요합니다

